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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을 (inspire) 주고픈 개발 블로그
오늘의 독서: 거인의 노트 본문
Preview
오랜만에 개발과 관련되지 않은 책을 읽었다.
책을 읽게 된 건 정말 우연이었다.
퇴근 후 혼자 공부하러 가는 작업 공간에 이 책이 있었고, 무심코 읽기 시작했다가 밤을 새우며 끝까지 읽게 되었다.
처음엔 『거인의 노트』라는 제목 때문에 대단한 사람들의 성공담을 모아놓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어떻게 기록해야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책에 가까웠다.

책 내용
"자기화된 것만 이해할 수 있다."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남았던 문장이다.
그리고 동시에 내가 그동안 느껴왔던 생각들과도 맞닿아 있었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들어도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방식은 다르다.
심지어 같은 사람이어도 언제 그 내용을 접하느냐에 따라 울림의 크기가 달라진다.
나 역시 같은 책을 다시 읽거나, 같은 내용을 다시 공부할 때 전혀 다른 깊이로 이해되는 순간들이 있었다.
내가 정말 이해했다고 느끼는 순간은,
새로운 내용이 기존에 알고 있던 것들과 연결되기 시작할 때였다.
그 연결이 바로 ‘자기화’인 것 같다.
반대로 연결되지 않으면 아무리 많이 봐도 이해할 수 없었다.
기록은 기억이 아니라 집중하기 위함이다
이 부분도 정말 공감됐다.
강의를 들을 때 수동적으로 듣기만 하는 건 생각보다 굉장히 힘들다.
나 역시 다른 사람을 가르쳐본 경험이 있지만, 정작 누군가의 강의를 온전히 집중해서 듣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무조건 열심히 들으라고 말하기도 어려웠다.
책에서는 기록을 단순 필기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강사의 말을 그대로 받아 적는다고 해서 맥락까지 내 것이 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공부는 얼마나 요약을 잘하느냐이다.
기록은 결국 '생각'이 들어가야 한다.
무엇을 중요하게 느꼈는지, 왜 이 내용이 인상 깊었는지,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것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정리해야 비로소 내 것이 된다.
책은 기록에 관한 이야기지만, 오히려 기록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지 말라고 말한다.
잠깐 고개를 들고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없으면 좋은 기록은 나오기 어렵다.
이 밖에도 책에는 정말 공감되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휘발되는 지식을 붙잡고 싶은 마음,
나를 이해하기 위한 기록 방법,
중요한 경험을 남기는 습관,
한 가지 주제를 끝까지 붙들고 생각하는 힘.
특히 잡념 없이 하나의 생각을 오래 유지하며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마무리
어릴 때의 나는 책 읽는 걸 좋아했다.
공부도 좋아했다.
글을 읽으며 여러 방향으로 생각을 확장하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었다.
그런데 학원을 다니고 선행학습을 하면서부터,
맥락보다는 이미 정리된 답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방식에 익숙해졌다.
스스로 생각하고 자기화할 시간 없이
외우는 게 정답이라고 믿게 되었다.
그때부터 공부가 재미없어졌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에는 책도 점점 덜 읽게 되었다.
내 생각으로 판단하는 게 두려웠고,
내 방식이 틀렸다고 느끼기도 했다.
돈을 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성적도 오히려 떨어졌다.
그러다 대학교와 회사에서 다시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배움의 중심에 내가 있는 상태였다.
솔직히 결과를 떠나서 그 과정 자체가 정말 재미있었다.
그리고 그런 경험들은 지금까지도 오래 기억에 남아 있다.
이 책은 내가 좋아했던 배움의 방식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떠올리게 해준 책이었다.
그리고 누군가를 가르칠 때도, 결국 중심에는 자기 자신이 있어야 한다는 걸 다시 느끼게 해주었다.
무엇보다 내가 지금 가고 있는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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