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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을 (inspire) 주고픈 개발 블로그
포프 TV: 멘토 본문
멘토, 내가 대학 처음 들어갔을 때 유행처럼 시작해 지금까지 많이 쓰이는 단어다.
내가 다녔던 학교에선 Mentor Project 라는 전공 3학점 과목이 생길 정도였다. 해당 수업은 현업에서 일하시는 분을 매칭해서 프로젝트를 만들어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수업에 멘토가 도움이 되었나 물어보면 대답은 "전혀 아니다."이다. 멘토라는 분을 만난 건 겨우 한두번 정도이며 우리의 질문에 답도 겉핥기 수준이었다. 지금에 와 생각해보면 그분은 우리가 쓰고 싶었던 기술을 써보지도 않았던 것 같다. 이제 군대를 갓 전역하고 코딩을 처음 시작한 2학년 학생입장에서 멘토에게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실질적으로 얻은 건 전무했다.
내가 1학년 땐 선배들이 무척 대단해 보였다. 동아리방에 오래 있으면 무언가 주워듣는 것도 많고 선배들이 알려주는 것도 많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선배들이라 해봐야 기껏 2,3,4학년 학부생일 뿐이었다. 선배들도 사실 자기 앞가림이 바쁠 뿐이었단 걸 학년이 먹어가면서 차차 알게 되었다.
대학에 들어와 프로그래밍 앞에 던져진 난 단지 불안했던 것 같다.
졸업 후 취업을 하고도 1, 2학년 때의 모습을 반복하고 있단 걸 깨달았다. 회사 생활을 시작했을 때, 처음 입학 했을 때처럼 나도 모르게 불안했던 것 같다. 내가 한 업무에 대해 "왜 이렇게 했어요." 라는 말이 비난으로 들렸다. 분명 내 생각이 있는 코딩이었는데 얼어붙어서 "잘못했나? 이러면 안되나?" 는 방향으로 사고회로가 흘렀고 내 생각을 변명으로 포장한 내가 생각해도 이상한 대답을 하고 있었다. 그 때 참 마음이 지옥 같았다.
위 비디오에서 포프는 멘토가 되어달라는 요청을 받고 뭔가 어색하다는 생각을 했다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멘토로서 먼저 접근을 한다. 멘토는 굳이 멘토를 "왜 할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결국 좋은 멘토를 만나는건 엄청 힘들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인터넷이 이렇게 발달했는데 멘토가 굳이 필요할까? 라는 생각을 꺼내며 포프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포프는 어깨너머로 공부하는 걸 많이 했다고 했다. 그래서 자기는 보고 배운 사람들이 많았다고 했다.
그 사람 중엔 자기를 내버려두는 사람도 인정하는 사람도 그리고 무시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자기를 무시하는 사람이 자기의 성장을 고작 이것밖에 안 될 거라 말했을 때 오히려 자기는 합리적으로 자기의 성장 속도를 찍어 봤고 자기가 그 사람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 될거라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고 얼른 그들과 대등해지고 싶어했다고 했다.
포프는 그들을 멘토라기 보단 경쟁자로 그들을 바라봤다. 이 점이 나하고 큰 차이다. 난 내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하며 숙여 들어갔고 포프는 자기 논리를 갈고 닦았다. 자기보다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빨리 그 사람 수준까지 성장해서 대등하게 논리적으로 이야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결국 성장의 원동력이 된 것이다. 그게 맞는 말인 것 같다. 난 동료로 회사에 들어온 거지 학생으로 들어온 게 아니니까.
내 생각이 없으면 개발자를 할 수가 없다.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은 나보다 훨씬 잘하는 분들이라 배워야 하지만 그분들이 무조건 옳지는 않다. 업무를 받은 이상 내 업무는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 내가 가장 많이 보고 가장 오래 생각했으니까 자신감 있게 논리를 펼쳤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나와 2달 반 정도같이 한 개발자분이 나를 포기하듯 했지만 난 그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괜찮은 사람이다. 난 확실히 그 정도는 아니다. 딱 반년만 있으면 대등하게 내 의견을 피력하는 괜찮은 개발자가 되겠다.
5년이 지나고 난 후기
그 분은 나한테만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사건을 경험한 지 얼마 안 되어 팀을 옮겼고 백엔드로 포지션을 전향했다.(그대로 있었으면 웹 풀스택을 할 뻔했다) 그분과 만날 일이 없었지만 1년 정도 지난 후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분은 같이 일한 동료에게 책임과 잘못을 전가하는 사람이었고 때문에 주변동료의 나쁜 평가를 받았다. 그렇다고 성과를 제대로 내지도 못하였고 실장님이 있는 발표 자리에서 크게 창피를 당했다고 한다. 그 후 결국 자기의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퇴사 당하셨다.
나는 1,2년차에 좋은 멘토를 만나지 못했다. 그러나 멘토가 필요 없는 건 아니다. 동료로서 좋은 멘토를 만나는 건 정말 큰 복이다. 시간이 지나며 많지는 않지만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들어오고 나갔다. 느낀 건 상대의 안좋은 면을 보고 반면교사를 삼아 배우는 자세를 얻는 것도 참 중요한 거 같다. 최근에는 인터넷등으로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너무 좋아졌다. 결국 멘토보다 내가 어떻게 배워나가는지가 더 중요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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