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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나의 아토피 분투기

듀피젠트(듀픽센트) 후기 7주차 & 3차 투약

inspire12 2018. 10. 21. 19:40

처음에는 기술 블로그로 쓰려고 시작했는데 서브로 시작한 아토피 관련 이야기가 어느새 메인이 되었다. 


변변한 사진하나 안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 최근 효과가 좋은 신약이 나오는 와중에 내가 초창기에 맞아서 그런 거라 생각한다. 


난 듀픽센트를 시작하고 "사람 피부가 이렇게 부드럽구나" 라는 걸 새삼 느꼈다. 그게 내 피부라서 행복하고 신기하다. 


듀픽센트와 아토피 관련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들어가있는데 생각보다 아토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듀픽센트를 투여한 후 다양한 후기가 있다. 어느 사람은 맞자마자 집에 가는 길부터 좋아짐을 느낀 사람도 있고 2,3주가 지나야 아는 사람도 있다. 

얼굴에 붉게 발진이 올라오고 각질이 심해진 사람도 있지만 이 각질이 뭔가 피부가 부드러워지기 위해 기존의 피부를 털어내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내가 느끼기엔 이 단계를 지나면 정말 좋아질 것 같다. 나는 그 분들보다 더 심한 상태이니 더 낫기 시작하면 그 분들과 같은 피부를 털어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한다. 어떤 단계로 바뀌던 어릴적 하얗고 부드럽던 피부와 맑은 정신 상태를 다시 갖고 싶다. 


나는 꽤나 심한 중증이었다보니(아주대 병원 듀픽센트 투여자 중 최고 중증도였다고 한다) 아직도 가렵고 아직도 빨갛고 아직도 각질이 있지만 희망이 생겼다. 


이번엔 2주만에 맞았다. 1회 이후 3주쯤 지나니까 다시 가려워지고 피부가 건조하고 붉어지며 거칠어짐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회사 메디컬센터 보험이 적용되어 부담을 덜었기 때문이다. 


스테로이드와 다르게 반응이 느리고 지속이 더 오래되는 편이며 아직 알려진 큰 부작용이 없다. 이 마지막 부작용이 없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그러다보니 다른 치료와 병행해도 무리가 없다. 나는 스테로이드 부작용을 겪은 후 스테로이드를 자주 바르지 않지만, 스테로이드와 병행하는 게 치료 속도는 빠르다는 임상 결과도 있는 걸로 알고 있다. 


하루 단위로 청소기를 가득채우던 각질들이 이젠 일주일 2주일 단위로 바뀌고 2시간을 집중하면 1시간은 가려움을 떨쳐내야했던 내 모습을 털어냈다.


흑백으로만 보이던 세상에 색감이 생긴 것 같고, 수많은 악령들 사이에서 희망을 만난 판도라의 심정을 알 것 같다. 


4달이 보통 아무리 중증이라도 정상인 같아지는 기간이라 들었다. 언젠가 인증이라도 한 번 해봐도 괜찮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