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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 속 정리

졸업했습니다.

inspire12 2018. 2. 23. 22:55

2012.03.02 ~ 2018.02.23 

 

오늘 졸업했습니다. 지금 이 심경을 조금 남겨놓고 싶어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적으려 합니다. 

 

저는 대학에서 많이 성장했습니다. 막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때의 모습과 비교도 안 될정도로요.

 

처음 대학에 들어왔을 때, 아토피가 되게 심했어요. 고등학교, 재수 생활을 거치면서 학업 스트레스가 정말 심했던 것 같아요. 소화가 안되서 배가 돌처럼 딱딱하고 차가웠고 그 시점부터 점점 가려움이 올라오더니 각질이 얼굴을 덮었네요

 

 아토피가 심하면 참을 수 없이 가렵습니다. 그래서 누가 고문하는 거 같아요. 자백하듯 긁을 수 밖에 없어요. 누가 자기를 이유도 알 수 없이 고문하면 어떤 기분일까요. 검은 그림자 속에서  할퀴는 게 좋은 사람이 있나요? 그걸 나라는 가장 소중한 사람이 하면 얼마나 서러울까요. 정말 서러워요.

 아토피를 달고 살면서 충고도 많이 들었어요. 그 것보다 좀 더 혐오도 꽤 받았던 거 같아요. 혐오하는 대상 앞에선 제 자신이 무너질 수도 있어요. 사랑하는 사람의 진지하게 고민한 충고가 아니라면 자칫 상처가 될 수 있데요. 사람은 자기 자신을 가장 사랑하잖아요.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인 내가 자기 자신을 혐오하게 될 정도로, 힘들었어요. 자리에 일어나면 각질이 가득하고 안면홍조로 얼굴은 빨갛고 열감이 올라와 의욕도 꺾이고 남들의 시선이나 떨어진 각질을 보며 마음 속에 색소 침착이 들었던 것 같아요.

 

대학에선 그런 부분을 많이 걷어냈습니다. 아직 아토피가 심한 편이지만, 관리 하면서 제 할일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성인이 되서 제일 좋은 점은 나를 싫어하는 사람을 굳이 대할 필요가 없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남을 좀 더 생각할 수 있게 되었고, 남에게 다가가는 게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게 되었네요. 

 

시목문학동인회에서 시를 내고 까이면서 그런 두려움이 많이 없어지지 않았나싶어요. 시 합평을 하면서 제 생각을 잘 정리해서 말하는 연습이 자연스럽게 되었고 혼자 랩을 연습하면서, 말에 강약을 조절하면서 말할 수 있게 되었어요. 급하게 말하는 경향이 있었거든요. 내 생각을 정확하고 세련되게 표현할 수 있어지면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얼마나 큰 자산인지 몰라요. 덕분에 제가 많이 달라졌거든요. 

  

대학에서 자격지심을 많이 타파하고 저도 몰랐던 저의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많이 봤어요. 

 

군대를 다녀온 후 처음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며 이 길이 내 길인가를 많이 생각했어요. 저보다 잘하는 후배들을 보며 못 따라가겠다 생각이 들기도 했거든요. 근데 그 허들을 넘고나니까 따라갈 수 있겠다는 생각보다 내 스스로가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남을 보며 좌절감을 느끼는 게 아니라 순수하게 잘하고 싶어졌어요. 그렇게 자신감이 생기고 프로그래밍이 재밌었어요. 지금이 컴퓨터 앞에서 코딩을 하며 가장 호기심을 느끼고 두근 거릴 때입니다.  

 

고백하자면 공부를 엄청 열심히 하진 않았어요. 전 운이 참 좋은 아이에요. 대회를 나가고 동아리에서 회장을 하며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일을 하는 법을 알게 되었어요. 큰 수확이에요.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도 갖게 되었고요. 아직 설렘을 잊지 않은 것 같아요. 아니 설렘을 알게 된 거 같아요. 인생이 재밌어졌어요.

 

졸업하기 전에 취업을 했어요. 들어가기 전엔 몰랐는데 회사가 좋은 복지 환경을 가지고 있어서 운동도 꾸준히 하고 공부도 많이 하고 있네요. 맡은 일을 꼼꼼히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전 단어를 고르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단어를 고르게 인식이 있으면 말을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배려하는 마음과 저를 돌아보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내가 정말 하려는 말이 이 단어로 표현이 될까? 시목문학동인회를 하며 쌓은 문학적 감성을 유지할 수도 있을 거 같아요. 

그리고 새로운 것(기술, 지식)에 두근거릴 수 있는 사람이고 싶어요. 설레는 마음이 있어야 재밌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내 여자를 볼 때도 두근거렸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글로써 저 스스로를 위로하고 계속 돌아보고 나아지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요. 계속 꿈을 그리고 별을 보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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